열흘이 지났다.
여섯은 살아 있었다.
이름과 숫자를 얻었고, 지붕을 구했고, 굶지 않을 만큼의 돈을 벌었다. 류성하는 천에 싼 검을 베고 자는 데 익숙해졌고, 사도혁의 숨소리를 자장가 삼는 밤에도 익숙해졌다. 정과 마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선을 사이에 두었으나, 그 선을 넘어 서로의 등을 맡기는 법도 조금씩 배웠다.
불안정한, 그러나 분명한 결속이었다.
류성하는 그것이 무엇인지 아직 이름 붙이지 못했다. 동맹도, 동료도 아닌. 그저 같은 어둠에 떨어져 같은 어둠을 살아 내는 자들. 강호의 어떤 말로도 설명되지 않는 무엇.
그 결속에 처음으로 균열이 아닌 방향이 생긴 것은, 여월 때문이었다.
*
여월이 쓰러진 것은 열흘째 밤이었다.
미혼고(媚魂蠱)가 굶주릴 대로 굶주린 탓이었다. 영기 없는 이 땅에서, 그것은 먹을 것을 찾지 못해 끝내 제 숙주를 갉아먹기 시작했다(c34). 여월의 얼굴은 핏기가 가셨고, 입술의 붉은빛마저 바래 있었다. 백서린이 맥을 짚었으나, 의술로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었다.
"……영기가 필요해요." 여월이 가쁜 숨으로 말했다. "이것이… 굶고 있어요. 천지의 기운을 먹어야 하는데, 이 땅엔… 없으니까."
류성하는 그 곁에 무릎을 꿇었다. 한 칼의 빚을 진 자로서, 그리고 그 이상의 무언가로서.
"방법이 없나." 그가 백서린에게 물었다.
"이 땅에 영기가 돌아오게 할 수야 없죠." 백서린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무언가를 떠올린 듯 멈췄다. "……단, 영기가 모인 곳이 있다면. 강호의 영맥(靈脈)처럼. 그런 곳이라면—"
"있어."
목소리는 곽철에게서 나왔다.
광화의 후유증에서 막 회복한 살수가, 코를 킁킁대며 일어섰다. 짐승의 후각이었다. 영기 마른 도시에서 둔해질 대로 둔해졌던 그 감각이, 무언가를 붙들었다.
"냄새가… 나." 곽철이 창밖 어딘가를 가리켰다. "아주 옅게. 며칠 전부터. 저쪽에서… 기(氣)의 냄새가. 강호에서 맡던, 그 냄새가 나."
*
여섯은 그 냄새를 좇았다.
도시의 깊은 곳, 사람의 발길이 끊긴 낡은 구역. 곽철의 코와 사도혁의 기감(氣感)이 길을 인도했다. 그리고 여월이 — 굶주린 미혼고가 — 그 방향으로 갈수록 조금씩 안정을 찾았다. 살아 있는 나침반이었다. 영기에 가까워질수록, 그녀 안의 그것이 숨을 돌렸다.
좁은 계단을 내려가, 버려진 지하의 어느 공간에 이르렀을 때.
류성하는 그것을 느꼈다.
영기였다.
희미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천지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그 기운이, 이 좁은 지하의 한 점에 샘처럼 고여 있었다. 강호의 영맥에 비하면 실개천에도 못 미쳤으나 — 이 메마른 도시에서는, 사막의 오아시스였다(c13, c49).
류성하는 저도 모르게 가부좌를 틀었다. 단전에 침잠해, 그 옅은 기운을 끌어들였다. 열흘 만에 처음으로, 텅 빈 우물에 한 방울의 물이 떨어졌다.
내공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여섯의 얼굴에 같은 깨달음이 스쳤다. 이곳이 있는 한, 그들은 다시 강해질 수 있었다. 무위를 되찾고, 검을 되찾고, 어쩌면 귀환의 길마저 찾을 수 있을지도. 이 영기 없는 땅에서, 이곳만이 그들의 충전소이자 생명줄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류성하는 알았다.
이렇게 귀한 것을, 탐내는 자가 그들만일 리 없었다.
*
여월이 그 옅은 영기에 미혼고를 가라앉히는 동안, 류성하는 지하 공간의 안쪽을 살폈다.
그리고 거기서, 그는 흔적을 발견했다.
누군가 먼저 다녀간 흔적이었다.
영맥의 한가운데, 바닥의 돌이 검게 그을려 있었다. 영기를 끌어 쓴 자국 — 그러나 운기조식의 정갈한 자국이 아니었다. 무언가를 억지로 뽑아낸, 폭력적이고 탐욕스러운 흔적. 영맥의 기운이, 그 부근에서만 유독 메말라 있었다. 마치 누군가 이 샘에 빨대를 꽂아, 제 것으로 들이켠 것처럼.
류성하의 등골이 곤두섰다.
전이의 첫날 밤이 떠올랐다. 도시의 어둠 속, 일곱 번째로 일어서던 그림자. 기 없는 세상에서 홀로 조금도 약해 보이지 않던 자. 돌아보지도 않고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가던—
그자다.
류성하는 직감했다. 이 영맥에 먼저 손을 댄 것은, 그 일곱 번째다. 여섯이 영기 없는 땅에서 무릎 꿇고 굶주리는 동안, 그자는 이 샘을 찾아내 홀로 들이켜고 있었다. 누구도 넘지 않는 선을 넘어, 홀로 강해지면서(fk3, fk23).
"……사도혁." 류성하가 그 그을린 자국 앞에서 마교 소교주를 불렀다. "첫날 밤, 너는 무언가를 알고 있었지. 저 일곱 번째 그림자에 대해."
사도혁이 그 흔적을 내려다보았다. 마교 최강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류성하가 본 적 있는 그 표정이 다시 떠올랐다. 첫날 밤, 일곱 번째 그림자가 사라진 어둠을 응시하던 그 표정.
경계였다. 아니, 그보다 깊은 무엇.
"……우리만 넘어온 게 아니야." 사도혁이 낮게 말했다. "그날, 우리 여섯 말고 하나가 더 휩쓸렸어. 정파도 마파도 아닌… 사파(邪派)의 그자가. 그리고 그자는—" 그가 그을린 돌을 손끝으로 쓸었다. "우리가 약해지는 걸 견디지 못했지. 그래서 먼저 떨어져 나갔다. 자기만의 길을 가려고."
"자기만의 길?"
"선을 넘는 길." 사도혁의 목소리가 서늘했다. "이 영맥의 기운을 곱게 빌려 쓰는 게 아니라, 통째로 뽑아 삼키는 길. ……그자에 비하면, 차라리 내가 인간적이지."
마교 최강이, 스스로를 인간적이라 칭하는 자가, 그자 앞에서만은 그렇게 말했다.
류성하는 그 그을린 자국을 오래 응시했다.
영맥을 찾은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 샘은 그들의 생명줄인 동시에, 이미 누군가의 사냥터였다. 여섯이 이곳에서 힘을 되찾으려면, 먼저 떨어져 나간 그 일곱 번째 — 선을 넘어 홀로 강해지고 있는 그자와, 언젠가 마주쳐야 했다.
류성하는 천에 싼 검을 고쳐 쥐었다.
전이의 첫 열흘이 끝났다. 살아남는 법을 배웠고, 적과 한 지붕을 나눴고, 베지 못하는 협의 무게를 알았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싸움의 냄새가 코끝에 닿았다.
영맥의 냄새.
그리고 그 너머, 어둠 속에서 홀로 강해지고 있는 자의 그림자가.
「전이」 — 끝. 「영맥」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