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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맥(靈脈) — 충전소 쟁탈 · EP13

충전소를 찾아서

EP13 · 시점 류성하

운기조식이, 처음으로 통했다.

지하의 그 옅은 영맥 앞에서 가부좌를 튼 지 한 시진. 류성하의 단전에 한 줄기 진기가 천천히 차올랐다. 강호에선 숨 쉬듯 하던 일이, 이 땅에선 기적이었다. 바닥을 보이던 곳간에 물 한 동이가 들어찼다. 그뿐인데도, 그는 다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눈을 뜨니, 다섯도 같은 얼굴이었다.

"……살 것 같군." 사도혁이 손가락을 폈다 쥐었다. 현경의 기감이 조금씩 돌아오고 있었다. "이 샘이 우리 목줄이다. 이걸 쥔 자가, 이 도시에서 우리 위에 선다."

류성하는 그 말의 무게를 알았다. 이곳은 단순한 우물이 아니었다. 여섯이 무위를 되찾고, 어쩌면 귀환의 길까지 여는 단 하나의 열쇠. 그렇기에—

빼앗으려는 자가 반드시 온다.

*

그자들은 사흘째 밤에 왔다.

영맥의 옅은 기운을, 류성하 일행만 느낀 게 아니었다. 도시의 어둠에 익숙한 자들 — 그 뒷세계 무리와는 결이 다른, 더 조직된 자들이었다. 검은 옷, 절제된 움직임, 손에 든 모르는 무기들. 그들은 이 지하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곧장 들이쳤다.

"……관(官)은 아니다." 진소운이 빠르게 읽었다. "사병(私兵)이에요. 누군가 돈으로 부리는."

누군가가 이 영맥의 가치를 알고, 사람을 풀어 지키고 있었다.

전투가 벌어졌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 류성하의 단전에 진기가 있었다. 영맥에서 채운 한 줌이, 그의 검을 다시 검답게 했다. 벽운검이 천을 벗고 어둠을 갈랐다. 검기(劍氣)가 한 줄기 흘렀다. 강호의 위용엔 한참 못 미쳐도, 맨몸의 사병들에겐 충분했다.

사도혁도, 곽철도, 채운 진기로 제 무공의 끄트머리를 되찾았다. 여섯이 등을 맞대고 좁은 지하를 지켰다. 정과 마가, 처음으로 함께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싸웠다.

그러나 류성하는 검을 휘두르며 깨달았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이 사병들 뒤엔 그들을 부리는 누군가가 있고, 그자는 영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었다. 영맥을 지키는 한, 여섯은 끝없는 전쟁에 묶인다.

은닉이 곧 생존이라던 율법(fk6)과, 영맥을 지키려면 싸워야 한다는 현실이 — 정면으로 부딪쳤다.

*

사병들이 물러간 새벽, 류성하는 지하 안쪽의 그 그을린 자국 앞에 다시 섰다.

영맥에 먼저 손댄 자국. 누군가 이 샘을 통째로 들이켠 폭력적인 흔적. 그리고 그는 보았다 — 전엔 미처 못 본 것을. 그을린 돌 위에, 마른 핏자국 같은 검은 얼룩이 손바닥 모양으로 찍혀 있었다.

사람의 생기(生氣)를 빨아들인 자국이었다.

류성하의 등골이 곤두섰다. 영기를 빨아들인 게 아니라 — 생명을 빨아들였다. 누군가 이곳에서, 살아 있는 사람의 기운을 직접 취했다.

"……사도혁." 그가 낮게 불렀다. "이건 운기가 아니다. 사람을 제물로 삼은 흔적이다."

사도혁이 그 손바닥 자국을 내려다보았다. 마교 최강의 얼굴이 굳었다.

"……그자다." 사도혁이 말했다. "선을 넘은 자. 영기가 없으니, 살아 있는 것에서 직접 뽑아 쓰는 거다. 사람이든 짐승이든. ……우리가 영맥 한 줌에 목매는 동안, 그자는 도시 전체를 제 충전소로 삼고 있어."

류성하는 그 말에 소름이 돋았다.

여섯은 영기 없는 땅에서 함께 굶주리며, 그래도 사람을 해치지 않는 선을 지켰다. 베어야 할 악인조차 살려 보냈다(EP9). 그런데 일곱 번째 그자는, 그 선을 처음부터 넘어 버린 채 홀로 강해지고 있었다. 여섯이 약해지는 만큼, 그자는 강해졌다.

"……이름이 있나." 류성하가 물었다. "그자."

사도혁이 잠시 침묵했다. 그러더니, 마교 최강이 이상하게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강호에선 그자를 백극(白極)이라 불렀다." 그가 말했다. "사파의 광신자. ……정도, 마도, 어느 쪽도 그자만은 사람으로 치지 않았어. 마교조차도."

마교조차 사람으로 치지 않은 자.

류성하는 그을린 손바닥 자국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영맥을 쥐려는 싸움은 사병들과의 전쟁만이 아니었다. 그 너머, 선을 넘어 도시를 제물로 삼는 자 — 백극이라는 그림자가, 이 충전소의 진짜 주인으로 어둠 속에 도사리고 있었다.

전쟁의 판이 열렸다.

류성하는 천에 검을 다시 쌌다. 채운 진기가 단전에서 조용히 돌았다. 이 한 줌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선을 넘은 그자를 언젠가 마주하기 위해 — 여섯은 더 강해져야 했다.

— 14화에서 계속